
글 : Capture6 부대표 박형건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SV Hub (https://svhub.co.kr/)
※ 이 글은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사회적가치연구원의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해법, EPC」세션에 참여한 패널의 칼럼입니다. |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는 아시아 최초로 2015년 시행된 이후, 아직 개선점이 많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제도는 시장 기반의 가격 신호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유도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비교적 빠르게 정착한 제도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제도 시행 10주년을 앞둔 지금,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감축만으로 충분한가?”
(* 배출권거래제 -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에 연단위 배출권을 할당하고, 초과·부족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
파리기후협약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인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도 이내 제한이라는 야심 찬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reduction)을 넘어, 이미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물리적인 제거(removal)가 동반돼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연간 50~100억 톤 규모의 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가 필요하다. CDR은 크게 조림 사업 등의 자연기반해법(NBS; Nature-based Solutions)과 공학기반해법(Engineered Solutions)으로 구분된다. 공학기반 CDR은 고비용으로 인해 크레딧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영속성 · 정밀성 ·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4년 기준 공학기반 CDR 크레딧 시장은 약 3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1톤당 약 500~1,000달러), '30년에는 48억 달러, ‘50년에는 1,53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톤당 가격은 '30년대 200달러, '40~'50년 사이 100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DR 크레딧은 자발적 탄소시장(VCM; Voluntary Carbon Market)을 기반으로 거래되고 있다. VCM에서는 미국(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테크기업),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CDR 크레딧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은 시장 성장을 지원하고 자체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크레딧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테크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한 방편으로 CDR 크레딧 구매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편, 세계 최초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 후 운영 중인 영국과 EU를 중심으로 CDR 크레딧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정책이 설계 및 시행되고 있다. 영국은 '25년 7월, 공식적으로 탄소 제거 활동을 배출권거래제 내에 통합하는 제도 개편안을 확정했다. EU도 '24년 자발적 인증제도인 탄소제거⠂탄소농업 규정(CRCF; Carbon Removals and Carbon Farming)을 도입했으며, '26년까지 CDR 크레딧의 EU 배출권거래제 편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감축 중심으로 설계되어있다. 할당량 거래, 외부 사업을 통한 일부 크레딧 활용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탄소 제거 활동은 제도 설계상 명확한 통로가 없다. 또한, 배출권 가격이 국제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되어 있어 공학기반의 CDR 크레딧 거래는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중략..)
기후 위기 대응은 온실가스 감축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와 같이 산업 전환이 쉽지 않은 국가일수록, 탄소 제거 역량강화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장 설계가 시급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감축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기여 중심의 통합적 탄소시장’을 설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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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 중립을 위한 새로운 해법 EPC(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 브로셔
https://svhub.co.kr/contents/info?id=5591
📌 ‘EPC : 기후 기술의 잠재 가치를 실현하는 탄소금융 메커니즘’ 보고서
https://svhub.co.kr/contents/info?id=5628
📌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해법, EPC’ 세션
https://blog.naver.com/cses_newsroom/2239842098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