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가”를 묻는 직업, 임팩트 연구자

*본 콘텐츠는 SOVAC Together 콘텐츠 파트너사 루트임팩트의 아티클을 담고 있습니다. 

‘임팩트 연구자’라는 역할, 알고 계셨나요?

임팩트 커리어를 탐색하는 분들에게도 다소 낯선 직무일 수 있습니다. 이 직무는 사회적 변화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을 깊이 조사하고, 문제의 구조와 원인을 분석해 변화의 근거를 만드는 연구 방법을 설계하는 일을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 변화의 흐름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진저티프로젝트에서 6년째 활동 중인 연구자 홍승현 님 또한 청소년 도서관 설계, 자립준비청년 역량 강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임팩트 커리어 실험실〉에서 ‘연구 기획’ 실무 코칭을 맡기도 한 승현님의 커리어 여정을 더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사회 변화의 최전선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문제를 정의해 나가는 ‘임팩트 연구자’의 실제 이야기를 지금 확인해보세요.

💡 이 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내용

✔ 임팩트 연구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 반드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 향후 전망은 어떨까요?
✔ 연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임팩트 연구자’

- 진저티프로젝트 6년차 연구자, 홍승현님의 커리어 이야기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진저티프로젝트에서 연구자이자 프로젝트 매니저로 6년째 활동 중인 홍승현 팀장입니다.

Q. 현재 맡고 계신 역할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 청소년 등 다음 세대를 중심으로 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보호 종료 후 홀로 독립을 시작하는 청년
**가족돌봄청년: 가족의 돌봄이나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

제가 수행하는 ‘연구’는 주로 질적 연구예요. 변화의 당사자 또는 이해관계자의 경험을 면밀히 듣고, 그 내용을 구조화하는 작업입니다. 청소년 연구에서는 인터뷰뿐 아니라 레고 놀이, 그림, 다양한 창의적 도구를 활용해 당사자를 탐색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자가 깊이 관찰하고 이야기를 모아낸다면, 프로젝트 매니저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행동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나 현장 프로젝트를 설계합니다. 밀양에서 진행된 ‘틴즈랩’처럼 청소년이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고 탐색하며 결과를 만드는 형태의 프로그램도 이런 방식으로 기획됐습니다.

연구자로 길을 바꾸게 된 계기

Q. 원래는 패션 MD를 준비하셨다고요?

맞아요. 그러다 우연히 ‘아산 프론티어 유스’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인턴십에서 처음 연구 업무를 경험했어요.

Q. 그 경험이 커리어 전환까지 이어진 이유는?

제가 남의 표정, 말, 이름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이게 연구자의 중요한 자질이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개인적 특징이라고만 생각했던 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더 중요한 건 내가 한 일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데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감동이었어요. 그게 결정적이었죠.

주제 선정부터 당사자 발굴까지

Q. 연구 주제는 어떤 방식으로 정하나요?

연구자들은 관심 있는 주제를 꾸준히 관찰해요. 그러다 외부 기관의 필요와 맞닿는 지점이 생기면 연구가 시작됩니다.

저는 ‘다음 세대’를 폭넓게 다루다가 자연스럽게 청년을 깊이 보기 시작했고, 이후 ‘자립준비청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몇 년간 연구를 이어왔어요. 그 과정에서 청년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차이의 구조적 원인을 탐색하면서 ‘가족돌봄청년’이라는 주제로 확장하게 되었죠.

Q. 새롭게 등장한 키워드를 연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질적 연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며 “왜 이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당사자를 찾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지역에서 가족돌봄청년을 찾아야 할 때, 공공기관·민간기관을 모두 탐색하고, 지역 커뮤니티 앱까지 활용하며 한 명씩 연결했어요. 그렇게 만난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면서 왜 지역에서 드러나기 어려운지까지 현장에서 직접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Q. 연구 결과를 프로그램에 연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연구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실제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립준비청년을 연구하며 “혼자 잘 살도록 돕는 방식이 오히려 고립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고, 이후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는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조를 적극 반영했습니다. “친구가 생겼어요”라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 연구자·기획자로서 보람을 크게 느꼈습니다.

임팩트 연구가 필요한 이유

Q. 연구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시나요?

성남시 ‘청소년 도서관(라이브러리 티티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에요. 청소년과 여러 차례 활동·인터뷰를 진행한 끝에, 아이들이 원한 건 멋진 공간이 아니라 좋은 어른과 또래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사실을 발견했죠.
이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실제 공간 설계까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 경험이 임팩트 연구가 사회 변화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과정임을 깊이 실감하게 했어요.

티티섬 프로젝트 진행 모습

왜 ‘연구자’라는 전문성이 필요한가

Q. 모든 조직이 이런 연구를 자체적으로 하기 어렵다 보니 전문성이 중요해 보입니다.

맞아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맥락을 구조화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역량은 쉽게 쌓기 어려운 전문 기술이에요.

Q. 역량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은?

• 상대방이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 기획 능력
• 다양한 질적 연구 방식(인터뷰·그림·사진 등)
• 당사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감수성

요즘은 관련 강의나 콘텐츠가 많아 배우기 좋은 환경이기도 해요.

진저티프로젝트의 동료들

‘임팩트 연구자’라는 커리어가 주목받는 이유

Q.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겁니다.

당사자 중심 설계의 확산
일방적인 ‘좋은 일 하기’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설계가 필수입니다.

사회적 가치의 측정·평가 수요 증가
기관·기업도 투자의 관점에서 변화를 바라보며, 연구 기반의 근거를 요구하고 있어요.

연구자로 커리어를 열고 싶은 사람에게

Q. 임팩트 연구자로 진입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아직 직무 자체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어요. 그래서 〈임팩트 커리어 실험실〉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는 학계 연구 경험을 쌓거나, 연구 전문 조직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커리어 포부가 있다면요?

진저티프로젝트의 핵심 가치인 ‘건강한 변화의 과정과 결과를 함께 만드는 동료’로서, 앞으로도 사람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변화를 촉진하는 연구자로 계속 성장하고 싶습니다.

원문 : [임팩트닷커리어]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가"를 묻는 직업, 임팩트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