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사회적 가치: 데이터는 어떻게 인간을 향해야 하는가
*본 콘텐츠는 SOVAC Together 콘텐츠 파트너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칼럼을 담고 있습니다.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졸업, 그 이후의 이야기
인센티브의 마침표는 찍었지만, 기업의 가치는 계속 흐릅니다.
3년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젝트를 졸업한 이후, 기업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요.
CSES의 콘텐츠 '[가치:ON] '시리즈 중 하나로, SPC 졸업 기업인 '시지온'의 ‘그 이후’를 들려드립니다.
이 시리즈는 SPC 졸업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사회성과를 전략으로 전환하고, 조직과 사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기록합니다.
숫자로 다 전하지 못한 치열한 고민과 단단한 다짐.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각 기업의 ‘다음 장’을 따라갑니다.
<편집자주>
온라인 공간이 도래하면서 우리는 전례 없는 연결의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익명성 뒤에 숨은 악성 댓글과 명예훼손 등 사이버 테러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시지온은 소셜 댓글 서비스 ‘라이브리(LiveRe)’를 통해 이 건강하지 못한 온라인 생태계를 정화하고, 더 나은 소통 문화를 만드는 것을 지향해 왔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무심코 남기는 댓글,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지식들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다. 어떤 문명권에서든 충분한 데이터베이스(DB)가 쌓이면, 이는 필연적으로 인공지능(AI)의 도래를 촉발하는 거대한 자양분이 된다. 그렇다면 AI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가 추구해 온 ‘사회적 가치’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사회적 가치, 데이터로 환원하다: SPC가 가져온 전환점
소셜 섹터에서 오랫동안 화두가 되었던 질문 중 하나는 “우리가 창출하는 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데이터로 환원하고 압축할 수 있는가?”였다. 시지온 역시 악플을 줄이고 선플을 늘리는 정성적인 가치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해 왔다.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준 것이 바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젝트였다. SPC 참여 전, 우리의 성과가 막연한 ‘선한 영향력’에 머물러 있었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를 구체적인 화폐 가치와 데이터로 치환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 폭력 감소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숫자로 측정되어 눈앞에 나타난 순간은 시지온 비즈니스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무형의 가치를 지표로 설계하고 증명하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미션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인정받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된 것이다.
데이터의 끝, 그리고 AI 시대의 공공 가치
SPC 종료 후, 우리는 측정한 ‘사회적 가치 데이터’를 바라보며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과연 이 데이터가 끝일까?' 결코 아니다. 매일 새롭게 발생하는 뉴스와 인간의 행동 데이터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인간의 데이터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예: 40대, 서울 용산구 거주, 남성), 산업 구분, 그리고 시즌 정보와 결합하여 한 사람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생애 주기를 대략적으로 추정하게 해준다. 이는 곧 인간을 완벽히 모사하는 'AI 아바타'의 탄생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공공의 가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인공지능의 대부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는 "AI에게 모성애(Maternity)를 학습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꼽았다. 이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핵심적인 명제다. 결국 사회적 가치는 '모두를 위한 가치, 인간을 위한 가치'여야 한다.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따뜻함과 배려라는 작은 디테일은 결국 노동의 종말과 유희의 시대 속에서도 '건강한 데이터의 생산자'로 남아야 할 인간이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가 남기는 데이터가 곧 미래 AI의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발걸음: 데이터 주권
그래서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거창하게 누군가를 교화하거나 계몽하려는 것도, 무언가를 강력히 촉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AI 시대를 마주한 한 기업가로서의 단상을 공유할 뿐이다. 명백한 사실은, 지금 제가 남기고 있는 이 사유의 흔적들조차 결국 미래의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된다는 점이다.
AI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다움'은 결국 '데이터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로 직결된다. 나의 이름, 나의 얼굴, 내가 남긴 글들이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나 무분별하게 학습되고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 그것이 곧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시지온은 최근 싱가포르의 'The Next Connect'사와 협업하여 퍼미(PERME)라는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개인 정보가 유통될 때 이를 확인하고, 필요시 권한을 회수(Revoke)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이 자리를 빌려 살포시 홍보해 본다. AI 시대에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되찾아주는 이 뜻깊은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바란다.
앞으로 SPC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업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여러분이 지금 묵묵히 만들어가고 있는 사회적 가치와 그 측정의 과정은 단순히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기록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다가올 AI 시대에 인공지능이 '무엇이 인간을 위한 것인지' 학습하게 될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여러분이 만들어내는 작은 디테일과 이를 보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미래 사회의 근간이 됨을 잊지 마시길 응원한다.
작성 : 시지온 대표이사 김범진
원문 : [CSES] [가치:ON] ④편 - AI 시대의 사회적 가치: 데이터는 어떻게 인간을 향해야 하는가 (시지온)